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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왕여] 깨진 유리 조각

깨진 유리 조각 위로 빛 한 줌이 비쳤다.

커다란 방의 숨 막히는 정적은 신과 여의 관계를 대변했다. 여는 사랑받고 싶어서 신을 가지고 거짓 사랑놀음을 했다. 그것을 들킨 날, 신은 아마도 이렇게 말했다.

죽이고 싶다.



"이제 이렇게 억지로 사랑하는 것도 그만둬야 할 텐데. 그렇지, 여야?"


영원히 정적만이 이어질 것 같던 텅 빈 방안으로 낮은 목소리가 옅게 울려 퍼졌다. 듣기 좋지만서도 조금은 소름 돋는 목소리였다.

신은 소파에 나른하게 누워 의자에 묶인 여를 응시했다. 여는 갑자기 불린 자신의 이름에 조금 움찔하는 듯하였으나, 곧 다시 정적으로 접어들었다. 신은 여가 그렇게 반응할 것을 예상이나 했던 것처럼 옅은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곤 검지와 엄지로 여의 턱을 잡아 올려 위를 보게 하였다. 덕분에 여의 고개는 꼴사납게 쳐들려졌다.

신은 반응 없는 그에 굴하지 않고 허리를 숙여 얼굴을 여의 얼굴 가까이 가져다 댔다. 그리고 신은 고개를 살짝 비틀어 여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가벼운 키스였다.

키스가 끝나자 의자에 묶인 인영이 힘없이 흔들렸다. 그의 초점 없는 두 눈은 계속해서 허공만을 응시했다.


"여야."


여는 텅 빈 방 때문에 왕왕 울리는 그 목소리를 떨쳐내려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힘없이 허공으로 흔들리는 시선도 축 처진 머리카락도 그를 처량하게만 만들 뿐이었다.

그냥, 사랑받고 싶었을 뿐인데.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만을 맹목적으로 좇아 결국 거짓 사랑을 하게 된 자의 최후였다. 모든 걸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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