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내용으로 건너뛰기

[남형승효] 오류 上

기어이 일이 터졌다.


"회, 회장님."


오세화 원장의 사인 정정 소식을 듣고도 담담하던 승효의 눈빛이 심하게 흔들렸다. 입을 떼지도 않았는데 그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강 팀장과 구조실장은 회장의 눈 돌림과 동시에 재빨리 자리를 떴고 결국 남은 건 승효뿐이었다. 불꺼진 사장실, 새카만 정적이 몸을 뒤덮었다.


"앉아."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승효는 조심스런 걸음으로 소파에 가 앉았다.


"거기 말고."


당황한 승효가 그를 올려다보자 고개가 까딱 바닥을 가리켰다. 즉시 승효는 그렇게 했다. 바닥에 두 다리를 가지런하게 모아 꿇어앉았고 주먹 쥔 두 손은 그 위에 살포시 올렸다. 눈앞으로 남형의 까딱이는 구두 끝이 보였다.


"구 사장."


검은 구두끝이 승효의 볼을 툭 건드렸다.


"죄송합니다."


구두끝은 내려앉는가 싶다가도 다시 올라와 승효의 볼을 툭툭 건드렸다. 그때마다 그가 할 수 있는 말은,


"죄송합니다."


그 뿐.

남형은 한참 후에야 입을 떼었다.


"구 사장."

"제가 잘‥,"

"승효야."

"네."

"고개 들어봐."


구두끝에 여러번 찍혀 붉어진 볼이 보였고, 다음으로 담담해보이면서도 곧 울 것만 같은 눈이 보였다. 남형은 몸을 숙여 그의 붉어진 볼 부근을 손가락으로 쓸었다. 그리곤 승효의 턱을 잡아 이리저리 살피듯 돌려보았다.


"정말,"


처음부터 내가 키웠어야 하는데. 뒷말을 삼킨 남형은 부드럽게 몸을 숙여 승효의 입술에 입을 대었다. 참 어울리지 않는 키스였다. 잠시 후, 입술은 조용히 떼어졌고 승효는 늘 그랬듯 재빠르게 일어나 정장 재킷을 벗었다. 그리고 명령이 떨어졌다.


"짚어."


승효는 소파 등받이를 짚었고 남형은 느리게 일어서며 벨트를 풀었다.


"내가 지금 화가 많이 나서, 좀 아플 수도 있어."

"네."


벨트를 꾹 쥔 손을 바라본 승효는 이내 눈을 꾹 감았다. 잘못한 만큼 아픈 거다. 아니, 회장님 눈에 잘못되어 보이는 만큼 아픈 거다.

연고님 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

댓글

SNS 계정으로 간편하게 로그인하고 댓글을 남겨주세요.